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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빠른 서울에 피어난 낭만의 꽃

 

Interview with 10학번 조성민

of JADEN CHO & UMBER POSTPAST

 

 

JADEN CHO는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브랜드의 이름은 저의 영어 이름인 JADEN CHO (제이든 초)로 정했습니다. JADEN CHO는 2020년에 런던을 시작으로 서울을 기반으로 한 여성복 브랜드입니다. 2020년 Royal College of Art에서Womenswear MA를 마친 후 브랜드 런칭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났어요. 이번이 두번째 시즌이고 천천히 브랜드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어요.

 

JADEN CHO의 목표는 뭔가요?

 

서울에서 브랜드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런던 생활이 생각보다 힘들었던 반면, 서울은 모든 게 상대적으로 순조로웠기 때문이에요. 영국에서는 원단과 부자재가 너무 귀한데, 한국에서는 원단시장을 비롯해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과 작가들이 가득하죠. 그렇지만 풍요로움과 빠른 속도감 때문에 낭만이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낭만, 여유, 행복할 수 있는 시각적 요소를 서울에 보여주는 것이 JADEN CHO의 목표 에요. 사람들이 JADEN CHO를 통해 실크로 된 옷도 입어보고, 핑크색, 노란색, 꽃무늬 드레스, 또는 쿠뛰르적인 옷도 입어 보며 낭만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컬렉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부담이 됐던 것은 무엇인가요?

 

사실 그게 이번 시즌의 컨셉이에요. 처음이 제일 쉽고 두 번째가 제일 어렵다고 생각해요. 처음은 내가 만들어 놓은 기준이고, 두 번째는 저음보다 잘 해야 하기에 내가 만들어 놓은 기준과 싸우는 거죠. 첫 컬렉션을 잘 해내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두 번째에 대중들의 기대에 미지지 못해 실패 한다면 바로 외면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두 번째가 가장 무섭죠. 이번 컬렉션이 부담되는 것 자체가 컨셉이고 제목도 “SECOND CHANCE’’라고 지었어요. 첫번째 컬렉션을 보면서 좋았던 점은 계속 가져가되, 별로 였던 부분은 빼는 등 계속 첫 번째 시즌과 치환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사실 두 번째라서 모든 게 다 부담됩니다.

 

졸업패션쇼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저는 201S년도 43회 때 졸업패션쇼를 했어요. 졸업패션쇼를 진행하는 연출장을 맡으면서 졸업패션쇼에 정말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습니다. 학교가 너무 좋았기에 마지막으로 학교에 뭔가를 기여해야겠다는 마음과, 졸전에 관한 많은 것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출장 역할을 수행했어요. 브로셔, 홍보, 쇼장, 모델 등 이전의 형식을 다 뜯어고치기 시작했는데 박주희 교수님이 힘이 되어 주셔서 교수님의 지원 하에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바꿀 수 있었죠. 옷도 옷인데, 쇼를 준비하는 것 자체로 배운 것이 많았고, 친구들과도 지지고 볶으며 친해진 너무 재미있는 한 해였어요.

 

졸업작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당시에는 한 여성의 뮤즈를 잡아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어요. 뮤즈를 설정해 그 뮤즈가 자신의 몸을 둘러싸가는 과정율 표현했어요. 코트 위에 스웨터를 입히고, 그 위에 자수가 올라가는 등 여러 소재가 합쳐지는 레이어링{Laye-ring) 기법을 사용했죠. 꽃을 만들어 원단 사이에 끼우는 등 원단을 직접 위빙해서 사용했고, 장식도 이 옷을 입는 뮤즈가 만들었다고 생각하며 표현했어요. 지금 브랜드에서 하듯이 원단도 짜고, 진구들과 같아 붙어 앉아 자수를 놓으며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선명합니다.

 

졸업 작품이 이후 자신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졸업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고, 그 과정에서 제 능력의 최대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를 해야 만족스러운 컬렉션이 나올 수 있는지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저에게 아무도 평가나 조언을 해주지 않기에 생각해보면 교수님들의 평가를 받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재미였었던 것 같아요. 또 그 당시에 개발했던 장식들이 현재의 컬렉션에도 등장하기도 합니다.

 

졸업작품에서도 꽃이 나오는데, 꽃을 컬렉션에 적용하는 나만의 방법이나 과정이 있나요?

 

저는 꽃을 워낙 좋아해서 거의 모든 공간에 꽃을 두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꽃의 힘, 색깔, 텍스쳐 등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인공품인 옷을 만들 떄 최대한 자연의 꽃과 가까워지려고 하다 보면 그나마 나아진다는 느낌을 받죠. 컬렉션을 진행하면서 색을 정할 때에도 주위에 있는 꽃의 색을 최대한 구현하려고 하면 조금 더 나은 색이 나오는 것 같아요. 또 이번 시즌에 내가 보여주려고 하는 뜻이 있다면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꽃이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시작하면, 꽃 자체가 가이드라인이 되어서 시각화하기에 편해지는 것 같아요.

 

꽃을 표현하기 위한 효과적인 소재를 찾아내는 것도 어려운 일일 것 같아요.

 

꽃을 텍스쳐로 옮기는 일은 매 시즌마다 도전인 것 같아요. 학생 시절에는 예쁜 비즈, 리본, 스팽글 등 예쁜 것을 모아 물이는 방식으로 꽃을 표현했어요. 어떻게 해야 꽃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퀄리티를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항상 하다 보니, 지난 시즌 같은 경우 그 전의 작업과는 다르게 네거티브 (Negative) 방식을 사용했어요. 원단을 다 누빈 후, 가위로 다 구멍을 뚫어 역으로 꽃을 보여주는 방식인데, 그 행위 자체가 재미있었고, 뭔가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뺀다는 것 자체가 제 역사에서는 의미가 있었죠.

 

UMBER POSTPAST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JADEN CHO가 저에게서 나오는 거라면, UMBER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에서 나오는 것들이에요. 우리나라 안의 여러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이고, 이새와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동재산 같은 느낌이 있어요. JADEN CHO 보다는 공적이고, 여러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UMBER POSTPAST 프레젠테이션에는 국내 2~30대 디자이너들을 많이 초대했어요. 컬렉션율 보고, 우리 것에 욕심이 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현재 디자이너들, 그리고 지금 학교를 다니는 진구들이 먼저 우리 것에 대한 거부반응이 없어야 전통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목표의식을 가지고 전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새(ISAE)와 함께 하게 됐나요?

 

제가 고등학교때부터 이새의 정경아 대표님과 인연이 있었어요. 국민대에 진학하게 되면서 대표님과 다시 연락을 하게 되었고, 이새에서 인턴도 했었어요. 이후 유학을 갔다 온 후 대표님께서 새로운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데, 같이 해보자고 제안을 해주시면서 시작하게 됐죠.

 

‘POSTPAST’ 란 과거와 미래를 잇는다는 의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궁금해요.

 

‘전통적인 원단을 가지고 지금, 그리고 10년 뒤에도 입을 수 있게 만든다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 라는 생각을 하면서 욕심이 생겼어요. 질 높은 이새의 원단을 가지고 뭔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과거에서 이어져 오던 것에 새로 생명을 넣어서 미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졸업을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졸업 작품을 어정쩡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디자이너를 할 거라면, 졸전을 준비하는 1년이 인생에서 주어지는 가장 외압 없이,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1년올 바쳐서 나온 결과물이니까 자기 인생에서 가장 잘한 옷이어야 해요. '나중에 더 잘할거야’는 없어요. ‘지금은 그냥 보내고, 나중에 내 작업 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다음에도 시간을 흘려 보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걸 가장 잘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웅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