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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모든 경험은 도움이 된다

Interview with 10학번 김진숙 of leSUGlatelier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의상디자인학과 10학번 김진숙입니다. 여성복 브랜드 ‘LeSUGlatelier르수기아뜰리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졸업작품이 기억 나시나요?

 

주제는 ‘sublime’ 이었고 숭고함에 대한 내용으로 작품을 했어요. 아름다움의 마지막은 경외심, 더 나아가 공포감이라고 생각했고, 전쟁이나 죽음, 자연재해 등과 같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강렬함을 표현하고자 했었죠.

 

졸업작품이 선배님 또는 선배님의 경력에 미친 영향이 궁금해요.

 

당시 졸업작품으로 해외 패션 콘테스트에서 3등을 했어요. 젠틀몬스터 프로젝트 화보촬영에 졸업 컬렉션 전 작품을 협찬하기도 했고요. 이런 경험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남과 동시에 제 영역이 넓어졌던 것 같아요. 졸업을 위한 컬렉션이었지만, 자연스럽게 본격적으로 학교 바깥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최근 ‘SUGI’ 에서 ‘leSUGlatelier’ 로 리뉴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리뉴얼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2019년부터 여러 차례 시즌을 지나오면서 쌓인 인사이트를 종합해보니 어느 순간 브랜드의 장점이 보였어요. 그래서 팀원들과 함께 가장 ‘sugi’ 다운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면서 장점을 살려 전반적인 리브랜딩을 진행했어요. 현재 ‘LeSUGlatelier’는 ‘욕망에 솔직한 사람들을 위해 행동한다’라는 슬로건을 아래 디자인을 전개하고 있어요.

 

컬렉션 디자인을 전개할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가장 ‘sugi’다운 게 뭘까 했을 때, 결국 본인의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영감의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요. 첫 시즌은 아버지의 이야기, 두 번째 시즌은 사업을 시작하고 난 후 어려움의 대한 이야기 등. 처한 환경과 분위기 또는 주변사람들에게 영감을 받아서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아요.

 

컬렉션을 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퀄리티에요. 제가 정의하는 퀄리티는 두가지인데, 첫 번째는 가성비고 두 번째는 실루엣이에요.

 

브랜드를 창업하기 이전에는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일 하면서 얻은 게 있다면?

 

패션업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끝과 끝을 모두 경험 했다고 생각해요. 작은 기업부터 글로벌 브랜드까지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의 양극단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가장 크게 배운 점은 설득과 협상력이었어요. 브랜드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것에 있어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이전에 하시던 일들과 브랜드를 창업하는 것,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디자인만 잘하면 되는 것’과 ‘디자인을 위한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차이를 느꼈어요. 이틀 통해 깨달은 점은 ‘본인 스스로 디자인 하는 것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디자인을 수단 삼아 모든 일을 할 수 있는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브랜드를 창업을 하셨을 때 어떤 게 가장 힘드셨나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가장 힘든 건 생산이에요. 초반 단계 때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이 있었고, 반대로 지금처럼 수량이 많아져도 위험요소가 크기 때문에 역시나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후배들, 그리고 예비 브랜드 창업자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디자인이 가끔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오로지 공부에 집중 할 수 있는 환경일 때 깊이 빠져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았어요. 저는 학창시절에 학점을 위한 공부를 했던 것 같아서 아쉽고 후회가 돼요. 지금 당장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들이 필요 없을 것 같지만, 언젠가 어디서든 꼭 필요한 역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창업은 결국 본인 역량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작은 초기자금으로도 잘 이끌어 나가는 디자이너 브랜드도 있고, 디자인을 잘해도 생산 능력이 뒷받침이 안되는 경우도 있을 거에요. 결국에는 창업하기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해보고 자신이 창업에 맞는 사람인지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