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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의상디자인학과 최초의 남학생

 

Interview with 77학번 장광효 of Caruso

처음에는 의상디자인학과가 아니셨다고 들었는데, 그때 이야기부터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연 어떤 전공이셨고, 어떻게 이 전공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처음 입학했을 때는 조형대 소속의 장식미술학과에 입학했어요. 항상 의상디자인에 관심은 있었지만 의상디자인학과에서는 여학생만 뽑았기 때문에 시스템 상으로 배우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조형대학과 의상디자인학과에 남학생도 뽑아달라는 건의를 했고, 3학년부터 복수전공으로 의상디자인 수업을 듣게 되었어요. 장식미술학과는 지금으로 따지면 산업디자인의 영역이라 산업적인 부분과 패션을 모두 배울 수 있었죠.

 

당시 우리 학교, 우리 학과의 분위기는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을 것 같은데, 그때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학과에 처음으로 입학한 남학생이었기 때문에, 남자 선배나 친구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잘 어울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때가 한창 조형전이 시작됐을 무렵이라 저도 조형전을 처음 하게 되었고, 학생으로서 외부에 작품을 알리고 보여주는 일이 즐겁다는 걸 느꼈죠. 그래서 조형전이나 졸업전시 같은 행사를 준비하면 한번으로 끝내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도 전시를 한다거나, 뭔가 재밌는 일들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학교를 다닐 때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학교나 학교 주변에만 머물지 않고, 번화가에 나가서 옷을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프랑스 영화를 많이 보기도 했고요. 그때 생긴 취향이 디자인에 많은 도움을 줬던 것 같아요.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 국내 패션은 지금과 같이 다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장소를 다니면서 처음보는 스타일을 만나면 직접 물어봐가면서 경험으로 공부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많은 걸 배웠지만 외부에서 스스로 경험하며 공부한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남성복 브랜드가 많이 없었고, 정보도 많이 부족했을 것 같은데, 남성복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브랜드를 런칭하기 전에 ‘캠브리지’, ‘제일모직’, ‘논노’ 등 패션 회사에서 남성복 디자이너로 일을 했어요. 그때 당시에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과에 남학생이 없었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길을 걷는, 또는 본보기로 삼을 만한 선배가 없었어요. ‘밀라노, 파리 같은 패션으로 유명한 도시의 디자이너들을 보면 남성 디자아너가 많은데 왜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내가 그 길을 개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남성복만의 특별한 매력이나 장점이 궁금합니다.

 

남성복을 딱딱하거나 틀에 박힌 장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제가 생각하기에 남성복은 무궁무진한 장르라고 생각해요. 남성복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틀을 깨는 방식으로 디자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한 매력인 것 같습니다.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컬렉션을 선보이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작품 활동을 이어갈 것 같아요. 비즈니스적으로 욕심이 앞섰다면 아마 사업적으로 더 확장시킨다거나 브랜드를 매각했겠지만, 저는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하고 싶은 일들을 계속 하고 싶어요. 물론 언젠가는 디자이너로서 은퇴를 하겼지만 이후에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졸업을 앞둔 학생들, 그리고 남성복 브랜드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지급은 많은 정보를 빠르고 손쉽게 얻을 수 있어요. 다만 정보가 너무 많다보니 정보에 휩쓸려서 막상 도전하거나 시도하는 걸 망설이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시도를 망설이다 보면 결과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미리 도전하는 걸 망설이거나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자질이 필요하겠지만, 앞서 나간 선배들의 노하우에 현재의 트렌드와 자신의 개성을 덧붙인다면 멋진 디자이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