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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동시대 문화와 우리의 모습을 담은 스트릿패션

2022

Interview with 07학번 김세형 of AJOBYAJO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브랜드 아조바이아조(AJOBYAJO)를 운영하고 있는 김세형입니다.

 

학교 다닐 때 어떠셨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굉장히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매 학기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부모님과의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학업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모든 금전적 지원을 받는 대신 항상 장학금을 받기로 약속했습니다. 후회는 하지 않지만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그때와 같이 생활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졸업작품은 어떤 주제로 진행하셨나요?

 

웨스 앤더슨 영화 문라이즈 킹덤에는 아이들이 동물로 분장하여 연극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 속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자신이 담당하는 동물의 모습을 만들어 분장한다는 설정이었지만 실제 그 동물의 분장은 어른들이 어린이의 마음을 흉내 내어 나온 결과물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이가 생각하는 어른과 어른이 생각하는 어린이의 모습이 굉장히 상이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졸업 작품을 통해서 어린이의 순수한 모습을 모방하는 어른들이 만든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AJO’는 스스로 지은 이름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AJO는 제가 직접 지은 제 영어 이름이고, 처음 AJO STUDIO를 오픈하여 원단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이후에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었고, AJO STUDIO 산하의 패션 브랜드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AJO BY AJO’라는 이름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처음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스스로 굉장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떤 부분에 재능이 있는지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졸업 후 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고, 그래서 휴학 기간과 방학 기간 동안 디자이너 브랜드, 내셔널 브랜드, 액세서리 브랜드, 패션 무역, 패션 정보, 유니폼 등 수많은 패션 관련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단체 생활이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고, 만약 회사를 간다고 하더라도 그 회사 혹은 브랜드에 굉장한 애사심이 있어야 다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제가 애사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회사 혹은 브랜드는 없다고 판단하여 개인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컬렉션을 할 때 어디서부터 출발하시나요?

 

영화와 현대 미술에서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새로운 시각과 해석, 표현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낍니다.

 

최근 출시된 ‘시선으로부터 자유를 NO SHAME IS FREEDOM’의 기획 과정과 디자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베를린 브랜드 SOUVENIR와 협업한 프로젝트입니다. 기존에 소유를 다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기존의 옷이 신체의 해방과 자유를 이야기했다면 AJOBYAJO의 옷은 신체의 해방과 자유를 넘어 옷을 입는 방식 자체에도 자유를 부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옷의 구멍을 더 크게 뚫었고, 앞뒤가 똑같은 형태의 옷을 만들어 어디에 팔을 넣고, 어디에 머리를 넣어도 상관없는 자유로운 옷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옷은 만든 사람이 아닌 입는 사람의 것이라고 항상 생각합니다. ‘이 옷을 구매하고 네 마음대로 입어라!’ 하는 마음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매 캠페인, 룩북마다 기성 모델이 아닌 일반인을 촬영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처음 시작됐나요?

 

보통 패션 브랜드가 보여주는 이미지는 사람들이 보기에 멋있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이 ‘멋있다’라는 이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멋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멋에 계급을 두고 싶지 않았고, 더 멋있는 것과 덜 멋있는 것을 나누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 주변의 모든 친구들이 각자의 멋을 뿜어내며 그 존재가 그 자체로 가치 있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주변 친구들을 데려와 모델로 촬영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매 시즌의 컨셉에 맞는 새로운 일반인 모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AJOBYAJO 팀원들도 모두 개성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팀원을 뽑을 때 특별히 고려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실력보다 취향을 더욱 중요시하며 대중문화를 대하는 태도를 유심히 봅니다.

 

AJOBYAJO가 지향하는 방향은 시작할 때와 지금, 어떻게 달라졌나요?

 

지향하는 방향이 달라진 부분은 없습니다. 스트릿 패션은 동시대의 문화가 담긴 우리들의 모습과 같습니다. 수많은 문화와 서로 다른 우리들의 모습을 브랜드에 녹이고자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AJOBYAJO 하면 ‘다양성’이 떠올라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다양성’이란?

 

다양성이 바로 스트릿 패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나를 이해하고, 내 방식대로 멋을 부리며,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감 없이 보여주는 태도는 다양성의 기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의류로 구현한 장르가 스트릿 패션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시도해 보고 싶은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화가 형성되면 패션뿐만 아니라 수많은 곳에 영향을 뻗칠 수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에 문화가 없고 디자인과 마케팅만 존재한다면 오래가기 힘듭니다. AJOBYAJO는 그런 단단한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의류가 아닌 다양한 장르에서 AJOBYAJO를 만날 수 있길 희망합니다. 현재는 을지로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 AJOBYAJO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안을 꾸밀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클럽, 페스티벌, 영화제 등 다양하게 상상하며 꿈꾸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졸업을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애들아,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스타벅스 가서 마시지 말고 새롭거나 멋진 카페에 가서 마셔라.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돈 많이 준다고 미술 학원에서 하지 말고 너희들이 좋아하는 옷 브랜드 매장이나 너네가 좋아하는 취향에 따라 아르바이트를 해라.” 저는 이 말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경험은 시야를 넓혀주고 나의 선택지를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항상 안 해본 것을 할 줄 아는 용기를 길렀으면 좋겠고, 심지어 집에 가는 길도 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