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Interview with 12학번 김지민 of SLO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17년도 졸업한 12학번 김지민입니다. 잡화 브랜드 ‘SLO(슬로)’를 운영하고 있고 현재는 프리랜서로 이것저것 작업하고 있습니다.
본교를 졸업하고 패션 액세서리를 공부하기 위해 해외에서 학사를 다시 이수했다고 들었습니다. 유학 과정이 궁금합니다.
대학생 시절 가방 디자이너로 잠시 일하며 느낀 재미가 컸어서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진로를 정했고, 한국에서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해서 막막하거나 조급하지는 않았나요?
둘 다 느꼈지만, 평생 곁에 둘 직업이라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유학 시절 삶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삶의 모습은 굉장히 다르지만 사실 하는 일들은 한국에서와 비슷합니다. 언어와 사람에서 오는 차이가 큰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에 있을 때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적인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아요.
운영하는 잡화 브랜드 ‘SLO’는 어떻게 짓게 된 이름인가요?
졸업 작품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들에게 어필되는 경험을 했고, 영국 유학을 준비하며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아직 학업을 마치지 않았던 상태로 시작한 지라 ‘천천히 가자’라는 마음으로 지었습니다.
‘SLO’ 소개란에 ‘No Waste’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요. ‘SLO’는 어떻게 ‘No Waste’를 실천하고 있나요?
대량으로 만들고 소각하는 과정 대신 소량 생산과 오더 메이드를 지향합니다. 또한 노동에 맞는 가치를 모티브로 생산 과정의 공정함을 추구합니다. 자원과 인력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No Waste’로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에 ‘Nuovo Bag’, 2020년에 ‘Column Bag’을 출시했어요. 각 가방의 디자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Nuovo Bag’의 경우 이탈리아의 제2세대 페미니즘 운동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당시 가방을 어떻게 현대 여성에게 맞게 변형할까?’라는 생각으로 탄생한 가방입니다. ‘Column Bag’의 경우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건축 철학에서 형태에 영감을 받아, 인공물을 통해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교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는 것 같습니다. 주로 영감을 받는 원천은 어디인가요?
사회적 사건, 좋아하는 인물과 건축물입니다.
평소 인스타그램에 영감이 된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것 같은데, 이런 이미지들은 작업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나요?
주로 색감에서 영감을 받고, 형태는 이미 머릿속에 있는 상태에서 참고가 되는 이미지들을 올립니다.
2022년의 가방은 무엇이 될지 궁금합니다.
‘손맛이 들어간 재미있는 가방을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3D 메이킹과 저의 손맛이 들어간 가방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인스타그램 @sloarchive @slo.official 에서 확인해주세요.
디자이너이자 제작자라서 작업 공간에 제약이 없을 것 같습니다. 집에서도 작업하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주로 집에서 작업합니다.
직접 가방을 만들면서 겪은 일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아직 소리 소문 없이 조용한 브랜드인데도 어떻게 알고 종종 연락이 오는 게 신기합니다. 멋진 사람들이 제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게 아무래도 가장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네요!
김지민에게 ‘가방’이란?
계속 만들 것!
신발과 가방을 디자인할 때 고려하는 부분이 다를 것 같은데, 디자인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둘 다 편하고 예쁘게 만들려고 합니다. 신발은 특히 몸 균형을 생각하고 만든다는 점에서 조금 더 공학적으로 접근합니다.
YCK와 하셨던 인터뷰를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DNMD MAG – [INTERVIEW] 《찰 수 없는 아름다움과 편안한 신발에 대해, ‘김지민’ 디자이너》 편 참조) ‘발이 편한 여성화’라니! 직접 신어보고 싶은 욕구가 들었습니다. 사실 신어보지 않으면 ‘편하다’를 느끼기 어려울 것 같은데, 앞으로 전시 혹은 상품으로 보여줄 계획이 있으신가요?
우선 감사합니다! ‘진짜 편한 신발’과 ‘보기에 편한 신발’ 두 가지 컨셉으로 작업했습니다. YCK에서는 제가 여성의 발을 연구한 점에 중점을 두고 기사를 써주셨고요. 저에게 이 작업은 계속 가지고 가야 하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작업을 발전시키고 이어가고 있으며, 먼 미래에 진지하게 선보일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졸업하기 전에 사회와 많이 부딪혀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전히 알다가도 모르고, 가다가도 뒤돌아보게 되지만 나름대로 길을 그려보고 나아가는 것이 미래의 나에게 덜 혹독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