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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패션 액세서리: Jewelry & More

2022

Interview with 11학번 박혜성 of keep’em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국민대학교 11학번 박혜성입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젠더리스 주얼리 브랜드 **‘keep’em(키픔)’**을 운영하며 주얼리 디자인 및 제작, 전반적인 BI(Brand Identity)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혜구(Heagoo)**라는 별칭으로 활동하며 시즌 주얼리나 쇼피스 작업 의뢰를 받고 있어요. 또한 **CDA(Christmas Diorama)**에 소속되어 미니어처 디오라마 디자인과 제작을 겸하며 활동 중입니다.

 

‘keep’em’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브랜드 **‘keep’em’**은 **”Fill your identity with our depths of emotions.”**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여러 감정을 토대로 그 깊이가 무한하다는 상상에서 시작했어요. 감정의 깊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추상적 주제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유니섹스(unisex)**가 아닌 **젠더리스(genderless)**를 지향하며, 뻔한 주얼리에 지친 대중을 위한 디자인을 합니다.

 

브랜드 이름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keep’em’**은 영문 **‘keep them’**의 줄임말이면서, 한글 발음으로는 **‘깊음’**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나타내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녔습니다.

 

‘유니섹스가 아닌 젠더리스’는 어떤 의미인가요?

 

브랜드를 런칭하기 이전부터 **‘젠더리스’**라는 키워드는 제 디자인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였고, 늘 고민하던 숙제였습니다. 당시 여성 브랜드는 페미닌한 스타일이 지배적이었고, 남성 브랜드는 너무 거칠거나 투박한 느낌이라 아쉬웠어요.

그래서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keep’em’**은 남녀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유니섹스 룩’**과 달리, 성별의 고정관념을 타파하며 스타일을 제안하는 **‘젠더리스 룩’**을 추구하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여성이 주로 착용하는 액세서리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재학 시절에는 어떤 것들에 관심을 가지셨는지 궁금합니다.

 

학과에 대한 탐구를 시작으로 **‘나 자신’**을 찾는 탐색을 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스타일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시야를 넓히려 노력했어요. 전공 안에서 그릴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하며 걱정도 했지만, 다양한 경험을 위해 인턴십에 관심이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브랜드를 시작하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산학협력과 기업체 인턴을 했고, 개인적으로 시즌 외주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디자인 파트, 소재 및 액세서리 파트, VMD 파트, 온라인 MD 파트 등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며 실무를 배웠어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자선 기차 미니어처 디오라마 디자인 및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액세서리를 배워가는 과정은 어땠나요?

 

실무적인 제작의 경우, 종로3가의 귀금속 거리를 직접 발로 뛰며 하고자 하는 디자인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부터 시작해 거래처와 생산라인을 구축했습니다.

브랜드 창업의 경우, 약 1년 정도 정부나 각종 기관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사업 기획부터 BI 구축, 세무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았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실무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은 디자인 철학 수업과 자신을 표현하는 수업입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해주었고, 이를 디자인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해주어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만난 동기들, 선후배들, 교수님들과의 인연이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팀 프로젝트 같은 그룹 활동도 당시에는 어려웠지만,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대부분의 업무가 여러 사람이 협력하는 구조라는 것을 깨달았고, 학교에서의 경험이 업무 요령을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브랜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브랜드의 정체성이 앞으로 나아갈 모든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에 BI(Brand Identity)를 확립하는 것이 가장 높은 산이었습니다.

 

디자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keep’em이 전달하고자 하는 추상적인 메시지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와 리서치를 진행하며 시즌별로 시각화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시즌별로 아이콘이 될 시그니처 모델링이나 그래픽 작업을 기반으로 컬렉션을 구성해 나갑니다.

 

평소 영감을 받는 요소가 있나요?

특정한 이미지보다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서 비롯되는 키워드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키워드와 연관된 흥미로운 스토리, 명화, 설치 미술 등을 참고하거나, 상상 속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공예가나 디자이너가 있나요?

 

프로덕션 디자이너 Karl-Ernst Herrmann을 꼽고 싶습니다. 무대, 의상, 음악, 감정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복합적인 문화 요소를 다루는 디자이너로, 처음 접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단순한 의상 디자인이 아니라, 조형적으로 큰 아우라를 구성하며 그 안에 메시지를 담아내는 디테일이 뛰어난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컬렉션이 있다면?

 

모든 작업물이 소중하지만, 특히 Vaux le Vicomte(보 르 비 콩트)’ 컬렉션과 최근 공개된 RE:(리:)’ 컬렉션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보 르 비 콩트’**는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과 질투를 주제로, 프랑스 외곽 정원에 숨겨진 스토리에서 시작된 컬렉션입니다. 집착과 질투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 개발이 이루어졌고, 귀금속과 생화 박제 기법을 결합한 유니크한 아이템이 많았습니다.

‘리: 컬렉션은 **‘다시’**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미련이나 연속성에 안주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했으며, 유니크하지만 조형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한 라인이라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갑니다.

 

올해 브랜드의 목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을 통해 더욱 활발하게 브랜드 영역을 확장하는 것,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로 브랜드를 알리는 것입니다.

 

졸업을 앞둔 후배들에게 한마디

 

졸업 전까지 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들과 상담하고,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포트폴리오와 아카이브도 체계적으로 정리해두세요. 학교에서의 경험이 졸업 후에도 큰 자산이 됩니다!